아이디: 비밀번호: 로그인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제  목 : [詩] 이런 데서 살고 있으니 - 벗 지형식 소양보육원장께 조회수 : 4769
  작성자 : 김종화 작성일 : 2008-09-24
이런 데서 살고 있으니
당신 삶이
어찌 아름답지 않겠소

섬에 들어서는 순간
난 문득
이런 생각부터 들었소

좀마삭
물봉선 지천인 가덕도는 비경이었소
해변 갈밭과 굴 종패 채묘장
묶어 세운 깻단 싸리꽃 쑥부쟁이밭
금억새 가득 흔들리는 비탈길
<밥맛나는 집><협동이용원>
낡은 간판이 마을길마냥 정다웠었소
어름덩굴이 많다는 섬의 유자밭
인심 좋고 순박한 마을
층계논 누렇게 익은 벼가
화초보다 아름다왔소

거가대교
말마따나 천지개벽이었소
거대한 양회 도로 다리처럼 놓인 뱃길을
비표 단 차를 타고 통과하다니...

보육원 저녁 식사ㄴ 내 생애 최고였소
야들야들한 수육과 잘 익은 김치,
우리 부른 노래처럼 하모니 그 자체였소
메밀묵과 먹빛 포도, 맛난 추어탕
소양강서 세 번 피난 다니신
여든 일곱 아버님 말씀처럼 감동이었소

<갑장! 시 한 수 쓰고 가야 돼>
벗의 부탁 조금도 부담되지 않았소
당신은 천상 백 명 아이들의 아빠였소
원형의 도서관, 숲속 통나무 집, 들머리 숲길은
악성 베토벤이 악상을 구상하며 산책하던 숲보다
더 시원하고 아름다웠소

솔숲 구름 상록수 편백나무 만수국 …
로즈마리 화살나무 숙근과꽃 …
우리 노랠 따라 부르던
순박한 시골 사람들
눈에 선하오

여러 가지 색으로 모여
피로 맺어진 혈연을 아니지만
정으로 맺어진 가족으로 사는
무지개 가족이 마냥 보기 좋았소

아이 하나가 손을 잡고 따라다녀 정말 좋았소
<아빠 친구거든...>하며 벗이 안아줄 때까지
그 아인 내 손을 꼭 잡고 놓질 않았소
대문과 울타리, 매가 없는 보육원
노래와 숲과 웃음이 많은 보육원
'부산시 모범사회복지시설' 이란 현판
무색치 않았소
원생 오케스트라가 미주공연을 떠난다니
정말 부럽소

어머니가 기도하지 않으면 가정이 죽고
집사가 기도하지 않으면 교회가 죽고
장로가 기도하지 않으면 목사가 죽고
목사가 기도하지 않으면 영혼이 죽는다는
괴짜 목사님 말씀이 여태도록 뇌리에 남으오

멋진 섬
아니 이제는 육지가 된 섬에 행복하게 사시오
벗이 사랑하는
아이들과 노래와 숲이 있는 그곳에서  

 "

전체댓글 0

댓글 쓰기0/500
입력
  이전글 : 경남정보대학 채플 시강에 초청받은 찬양 연주2회공연
  다음글 : FEBC FM93.3MHZ 을 .........
이전글 다음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