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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RE:또,한해의 거대한 백박이.... 조회수 : 989
  작성자 : 김국호 작성일 : 2004-01-16


 나이 먹는 증세(症勢)들

지역(地域) 내 월간신문 편집회의 때
어떤 분이 식사를 하면서 이런 우수개 소리를 합니다.
30대는 부인이 쇼핑 가자는 소리를 가장 두려워하고,
40대는 목욕하자는 말을 가장 두려워하고,
50대는 부인이 곰국 끊여 놓으면 가장 겁을 내고,
60대는 어디 놀러갔다가 집에 갈 때 혼자 놔두고 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전에 이런 류(類)의 말을 들었다면 저는 분명
'노인네 같은 소리하고 있네...'하고 생각했을 텐데,

이제는 이런 말을 들으면 이해(理解) 정도가 아니라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 귀가
솔깃해지는 것을 보면
저도 어쩔 수 없이 나이가 들어가는 모양입니다.


'다음(Daum)카페'에서도 20대~30대는 가입할 수 없는
40대에서 60대를 겨냥한 카페들이 갈수록 늘어만 갑니다.

그런데 제가 봐도 놀랄 일은 이제는
'40대~60대'라는 글자만 봐도 반가우니 어쩌란 말인가요.


마치 마음의 고향(故鄕)을 찾아 온 듯
그 안에 들어가면 평안(平安)함을 느끼는 것은 아마도

'나는 그래도 그 중에서는 가장 젊다'라는 상대적 여유(餘裕)와 함께
정말로 그 나이가 되었기에
동질(同質)감으로 느끼는 안식(安息)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전(以前)에는 어떤 모임이든지 혼자 가는 것이
편했는데 이제는 부부(夫婦)가 함께 가는 것을 가장 행복(幸福)해하고 또
그런 모습들이 가장 아름답게만 보입니다.




만년(萬年) 소년일 것 같았던 저에게도 이렇게
나이 먹는 증세(症勢)가 하나 둘 나타나고 있습니다.

조물주(造物主)는 역시 대단합니다.
우리를 어느 한 순간(瞬間)에 데려가지 않으시고 본인도 모르게 소리 없이
티도 안 나게 조금씩 조금씩 노화(老化)시키고
영원(永遠)한 곳으로 데려갈 준비(準備)를 하십니다.



머리에는 여기 저기 눈에 잘 안 뛰게 새치 같은 흰머리가 나옵니다.
눈은 이미 노안(老眼)의 현상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얼굴은 새 신랑처럼 머리를 깔끔하게 깎고 면도를 해도
아저씨 티는 면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일은
어떤 일을 새롭게 추진(推進)하기보다는 이전에 했었던 일들을 다시
도전(挑戰)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성경 전도서에는 사람이 나이가 들면 생기는
육체적(肉體的) 변화를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 때가 되면,
너를 보호하는 팔이 떨리고,
정정하던 두 다리가 약해지고,
이는 빠져서 씹지도 못하고,
눈은 침침해져서 보는 것마저 힘겹고,

귀는 먹어 바깥에서 나는 소리도 못 듣고,
맷돌질 소리도 희미해지고,
새들이 지저귀는 노랫소리도 하나도 들리지 않을 것이다.

높은 곳에는 무서워서 올라가지도 못하고,
넘어질세라 걷는 것마저도 무서워질 것이다.

검은머리가 파뿌리가 되고,
원기가 떨어져서 보약을 먹어도 효력이 없을 것이다.

사람이 영원(永遠)히 쉴 곳으로 가는 날,
길거리에는 조객(弔客)들이 오간다




어느 날 저는 혼자 조용히 묵상(默想) 하며 이 글을 읽을 때
자신의 나이를 손가락으로 한 번 헤아려 보았습니다.

만약 80년을 산다고 가정해볼 때 저는 인생(人生)의 하프라인은 이미 넘어
왔던 길로 되돌아가 결승까지 거리는 갈수록 가까워지고 있음에도...

이룬 것은 별로 없으면서도
철부지 아이같이 생각 없이 살고있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 한심스러워 입만 벌리고 한참동안 허공(虛空)을
쳐다보며 눈물을 흘린 적이 있었습니다.



사람이 '서른 살'이 될 때만 해도
모든 것이 '선선하고 삼삼'합니다.

'마흔 살'이 되면 인생의 반(半)을 산 나이이므로
1차 인생 '마감'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벌써부터 '마르기'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인생 '쉰 살'이 되면 쉰내가 푹푹 난다'고 합니다.
'인생은 오십부터 시작이야' 라고 말들은 하지만 속은
벌써 타들어만 가고 이제 모든 일들은 유지(維持)하기에만 급급합니다.

그러다가 '예순 살'이 되면 신(神)은
비상훈련처럼 '예정(豫定)'없이 인생들을 불러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유대인의 탈무드 유머에 보면 나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데 결코 웃을 수만은 없는 일입니다.

주위사람들로부터
'나이보다 젊은데요'하는 말을 듣기 시작하면
벌써 노년기(老年期)에 접어든 것이요,

그런 뒤에 좀더 나이를 먹게 되면
화장실에서 나올 때 바지의 단추 잠그는 것을 자주 잊게되고,

그 보다 더 늙게 되면
바지의 단추 여는 것조차 잊게 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노년기(老年期)가 오기 전에
비록 1차 인생을 마감하고 다시 새 출발 해야할 시기요
모든 것이 마르기 시작하는 사십대이지만
이제라도 해야할 일은 하려고 합니다.


어느 여자변호사는 생전(生前)에 노년에 오는
치매(癡 )를 가장 두려워했는데
정작 본인이 노년에 그 병에 걸려 고생(苦生)하다가
생(生)을 마감했습니다.




저는 나이가 들수록 이러한 두려움을 갖기보다는 대신에
소원(所願)을 갖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먼저 나이가 들수록 이전보다 적게 말하고 싶은 소원(所願)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나이를 들수록
할 말은 해야한다면서 아무데나 끼어 드는 못된 버릇이
저에게도 올까봐 두렵습니다.


둘째는 나이가 들수록
인생(人生)을 더 배우고 싶은 마음입니다.
펄벅 여사는 '70세가 되어서야 배울 것을 배웠다'라고 했습니다.

저도 갈수록 자신의 무능과 무가치함을 느끼는 대신에
'나이를 먹으니 인생의 참 진리를 이제야 알겠구나'하면서
안도감(安堵感) 내지는 행복감(幸福感)을 소유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이
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모두에게 좋은 친구가 되고 싶은 소원입니다.
사람은 사실 나이가 들수록 사랑하는 사람보다는
좋은 친구가 더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제 자신이
이웃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고 싶은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로부터...
'사람은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정신(精神)이 문제이구나'라는
소리를 듣고 싶은 것입니다.




퍼온글

이글을 읽으면서 공감이 갑니다
저도 나이를 먹는가 봅니다.
정말 멋지고 부드럽게 늙고싶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장로님들 처럼 말입니다.
[배경음악]Monika Martin/모든 것이 한낫 꿈이었네김교수님 새해에는 소망하는 일들이 다 成就되는 참 좋은 한해가 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아직 나이를 의식할 나이가 아닌데 왜 벌써 그런 弱한 마음을 가지세요. 힘을 내세요.곰국 많이 드세요.안녕히....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장로님 감사합니다.장로님의 한 말씀이 로뎀나무밑에서의 탄식 과 도 같은 제게 힘이 됩니다.장로님 새해에도 건강 하십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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